번역을 하면서 절실해지는 건 언어적 감각이다. 단순히 번역이 영어와 모국어 능력에 비례한다고 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번역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들, 대개 영어에 미숙한 사람들을 위한 작업이다. 번역자의 고통은 독자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해준다. 그래서 영문자료들을 번역해 강의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이해수준을 높이려고 할 터이다.
하지만 이러한 학습법은 결과적으로 손해라고 여겨진다. 특히 번역자는 더욱 그렇다. 물론 학생들의 영문독해력의 한계가 이런 작업을 거치도록 하는 원인을 제공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은 낮다고 여겨진다. 번역이란 영어와 모국어 능력이 서로 연관 지어지는데, 영문독해력의 한계를 번역으로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까?
차라리 영문자료들을 더 많이 읽도록 하고 수업시간에는 그 자료들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한 후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도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일한 주제에 관한 자료들을 많이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문독해력이 늘어나고 이해력도 높아질 터이다.
이러한 이유에도 언어적 감각을 필요로 하는 건, 영문자료를 읽고 적절하게 응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번역을 잘해야 하는 게 아니라 저자의 의도를 유추해낼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본다. 내 경험상 학습의 목적이 단순 지식습득에 있지 않고 활용에 있다면 언어적 한계는 논리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결국 교수는 학생들이 밑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기본지식을 전달해주어야 한다. 학생 스스로 지식을 습득하면서 논리를 정립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빈번한 시행착오가 수반하기 마련이다. 교수의 입장에서 학생들의 일취월장을 바란다면 번역의 필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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